[감상] 《빈자의 은행》
9월 8, 2010 댓글 남기기

M. 유누스의 《빈자의 은행》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시야를 넓혀주는 책이었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당시에는 동파키스탄)으로 미국에 유학하여 경제학을 전공하고 고향에서 교수를 하다가, 애써 공부했건만 나라 사람들을 돕는 데에는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에 불만을 느끼고 교수 생활을 관둡니다. 그리고 만든 것이 그라민 은행입니다.
유누스가 발견한 점은 많은 방글라데시 빈곤층 사람들이 초기 투자자본의 부족과 빚으로 인하여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활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능력이 있는데도, 의지가 있는데도 얼마 안되는 돈이 부족하여 쳇바퀴삶을 계속하는 사람들. 그리하여 유누스는 적은 돈을, 간편한 행정절차로 빠르게 빌려주고 돌려 갚고하는 체제를 굴립니다. 일단 돈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개인대출이 아닌 집단대출 체계를 구성하고, 마감까지 기다리지 않도록 적은 양을 자주 갚도록 하며, 꾸준히 대출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빚을 지지 않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두어 많은 사람들이 극빈층 생활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유누스가 대출의 틈새시장을 아주 잘 골라낸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아, 정말 이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가 주장한 것처럼 인도주의 사업은 수익성이 없으면 언제까지고 부유한 사람들의 지원에 매여 있게 되지요. 상아탑을 벗어나 세상에 도움이 되는 모습, 상당한 자극으로 다가왔습니다.
읽는 내내 불편하게 여겼던 점 한가지가 있다면 유누스의 자신감일 것입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긴 마케팅 책자를 보는 듯. 정말 줄기차게 이런이런일 해서 이런이런 효과를 봤습니다라는 내용인지라… 훌륭한 일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좀 거슬리는 건 거슬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