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ighty Fortress: A New History of the German People》
10월 19, 2010 댓글 남기기

미국 책방에서 독일사 전반에 관한 책을 찾기는 무척 힘듦니다. 독일사에 관한 책의 90퍼센트 이상이 2차대전사인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치와 2차 대전에 편향되어 있습니다. 미국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볼 때 99퍼센트는 6.25와 북한을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뭐, 그 쪽이 돈이 되니까 그런 것이겠지요. 하지만 한국사 책이 두세권에 그치는 것과 비교해서 독일사는 책장 하나 가득차는 경우도 많은데도 독일사 전반에 관한 책 찾기가 힘들다는 것은 우리나라보다 더 불쌍한 상황이라고…. 해야겠지요?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은 독일사를 시대적으로 훑는 통사입니다. 독일사를 세대별로 나눠서 각 세대의 정치사를 먼저 짚고서 그 시대가 독일의 민족의식에 끼친 영향을 다루고, 특히 독일 사상사를 비교적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부터 마르크스까지 독일인 사상가 유명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풍부한 사상사 부분은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독일민족이 기록역사에 처음 등장하는 로마 때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로마 붕괴 이후 자리잡은 프랑크 왕국이 셋으로 나눠지는데 동프랑크 왕국과 중프랑크 왕국 북부가 현 독일민족의 조상이 됩니다. 이들은 아주 느슨한 연방국가 형태를 취하고 있음에도 워낙이 오랫동안 하나의 정치적 연합체로서 지내오고 취급받으면서 하나의 민족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게 되지요. 근대로 올수록 서쪽의 프랑스와 서북쪽의 영국, 남쪽의 교황세력과 동쪽의 러시아, 북쪽의 스웨덴 등 주변세력에 여러모로 중간에 낀 역할을 해왔던 점도 하나의 민족이라는 유대감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겠지요.
독일사하면 궁금했던 점 하나는 왜 하나의 민족이건만 독일과 오스트리아라는 두 개의 국가로 나눠져있는가하는 점이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하나의 민족”이라는 개념은 종교개혁이 시작되면서 둘로 나눠지더군요. 원래 연방 내에서 신성로마제국 운운하면서 패권자노릇하던 오스트리아가 있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연방의 일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종교개혁이 발발하여 교황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북부 독일 군소 국가들은 대거 신교로 돌아서게 됩니다. 이를 막고자 하는 오스트리아와 그 배후의 교황세력, 어부지리를 취하려는 프랑스와 덴마크, 스웨덴 등등이 뒤섞이면서 30년 전쟁이라는 대판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 일련의 사건들 결과 오늘날까지도 독일민족은 크게 오스트리아와 그 외의 독일, 이런 두 개의 국가로 인식이 나뉘게 되었습니다.
통사책 치고는 얇은 편이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읽기 편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전공서가 아니라 개괄서이기 때문이죠(덕분에 터키사를 다루는 《Osman’s Dream》이라는 책은 진도 안 나가 죽겠음…너무 길어…). 또한 세대별로 나눠서 정치사, 사회‥문화사를 다뤘기 때문에 짧게 틈틈히 읽을 때 집중하기가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