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수호캐릭터》

다 큰 아저씨가 보면 안 되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요즘 이토 카나에씨 목소리가 끌리기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월척인 작품입니다.

작품 시작 직후 초등학교 5학년으로 올라가는 히나모리 아무는 겉보기에는 쿨&스파이시 걸이지만 안에는 여린 소녀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솔직해지고 싶어”라는 소원을 빌고는 다음날 알(마음의 알)을 3개 발견합니다. 알에서 나온 것은 “되고 싶은 자신,” “꿈꾸는 자신”을 형상화한 수호 캐릭터 란, 미키랑 스우. 아무는 자기와 비슷하게 수호 캐릭터를 가진 학교의 가디언들과 아이들의 마음의 알을 수호하는 변신 마법소녀의 삶을 시작합니다.

결론은 마법소녀물이지만 꽤 재밌어요. 일단 컨셉이 변질된 마음의 알을 원래대로 돌린다는 것인 만큼 주인공 아무는 전투 시작할 때 일단 말빨로 상대방을 잡는다는 점이 신선하네요. 속마음은 여린 소녀라고 주장하는 아무는 금서목록의 토우마보다 설교 더 많이합니다(…). 또한 거물급 보스들이 단순한 악당 이상의 존재라는 점이 큰 보너스 요인. 단순히 나쁜짓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긴 줄거리를 통해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에 영향을 줌으로써 시청자와 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1기 마지막은 정말 흥미진진했었어요.

그 밖에도 주된 타겟이 여자애들인 만큼 화면이 온통 반짝거리고 대사는 오글거리고 초딩들의 로맨스에 입에서 미소가 지워지질 않고 난리도 아니지만, 보다보면 은근히 중독된다는 점이랑 왠지 개그코드가 저한테 잘 맞는 점이 즐겁게 보는데 기여를 했네요. 폭소하면서 웃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님. 특히 엘. 얘는 목소리만 들어도 즐겁더군요-0-;

[감상] 《When the Moors Ruled in Europe》

중세 유럽, 알 안다루스라는 아랍 지역이 있었습니다. 그 위치는 현재 스페인. 로마 때 이베리아로 명명되어 크리스트 권 아래에 있던 이베리아 반도는 8세기에 우마위야 (망명) 제국에 정복됩니다. 그리고는 알 안다루스로 명명되어 로마의 건축, 그리스의 학문과, 이를 토대로 한 아랍의 제도가 어우러져 서유럽에서 가장 발달된 지역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력은 약하여 크리스트권의 무력과 이에 대항하기 위해 고용한 북아프리카 유목민족 사이에 끼어서 서서히 무너져 700년 만에 완전히 정복되고 맙니다. 크리스트교에 정복 당하면서 알 안다루스의 톨레도 시에서 영국으로 건너간 책들이 옥스퍼드 등의 대학 시스템을 낳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르네상스를 낳게 됩니다. 궁전문화는 프랑스로 건너가게 되지요.

《When the Moors Ruled in Europe》은 바로 이 아랍령 스페인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무어인이 바로 스페인(과 북아프리카)의 무슬림을 가르키는 단어지요. 잘 모르는 역사를 배워가는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특히 알람브라 궁전이나 코르도바 사원은 정말 멋지게 나왔더군요. 이 두 곳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만 해도 상당한 수확이었습니다. 무어인들과 알 안다루스를 지나치게 이상화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 정도로 알 안다루스는 발달된 곳이었습니다.

흥미로웠던 사실을 하나 꼽자면, 9세기 즈음 아랍권은 이미 종이가 상용화되었고 크리스트권은 아직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 당시 이슬람은 문자를 익히는 것이 종교활동에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당시 크리스트교는 문자 사용이 상류층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한 그 당시의 격차:

  • 파리 전역에 있는 장서수: 900여 권
  • 코르도바 70개의 도서관 중 1관에 있는 장서수: 50만여 권

[감상] 《헬베티카》

잠시 멈춰서 글자체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현대사회”라는 이미지하면 떠오르는 글자체하면? 고딕체를 들 수 있겠지요. 동양이고 서양이고 근대까지만 해도 글자체는 상대적으로 화려한 감이 있었지요. 그러다가 20세기 중반. 디자인계는 화려함에서 심플함(모더니즘)으로 세대교체가 됩니다. 현대 인쇄술의 발달로 다양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추구하던 디자이너들이 그에 질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한 디자이너들의 입맛에 꼭 맞는 글꼴이 등장했으니, 그 글꼴이 헬베티카 (Helvetica). 이 세련되고 현대적인 헬베티카 글꼴은 곧 기업 로고에서 길거리 표지판까지 퍼지며 디자인업계의 주된 글꼴로서 자리잡게 되지요.

《헬베티카》는 이 헬베티카 글꼴 탄생 5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입니다. 하지만 헬베티카 글꼴 자체가 어떤건지를 설명하는 다큐멘터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70 넘은 디자이너부터 20대의 젊은 디자이너와 그들이 디자인한 작품들을, 세대를 짚어가면서 각 세대가 이 글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70, 80년대에 反-헬베티카에서 다시 헬베티카 재조명으로 옮겨간 세대경향을 보면서 세상은 돌고 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길지 않은 다큐멘터리지만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재밌게 봤네요. 우리나라 글꼴의 역사는 어떻게 될까 참 궁금해지네요. 역시 한글과컴퓨터와 깊은 연관이 있겠죠?

덧: 헬베티카의 장점이다 단점은 특징이 없다는 점이랍니다. 그래서 초창기 디자이너들은 “모습 아닌 내용에 초점을 두기 좋아서” 헬베티카를 좋아했으며, 오늘날에는 “특징이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변형(외곽선이나 색깔 변경 등)이 가능해서” 좋아한다고 하네요.

ARIA – 가장 낭만적인 만화/애니메이션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ARIA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배경은 미래의 화성, 네오 베네치아라는 동네입니다. 미래라고는 하지만, 판타지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기술의 승리로 화성을 온화한 물의 행성으로 만들었습니다만, 작가는 그 “기술”이라고 하는 것들은 유럽식 판타지에 자주 등장하는 “고대 문물의 마법/기술”로 그리고 있습니다.

네오 베네치아은 이탈리아의 네오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긴 마을이라는 설정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곤돌라)를 타고 다녀야 하는 마을이지요. 느긋하고 레트로한 마을입니다. 뭐랄까, 삶을 그 자체로 즐기는 마을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그 삶을 최고로 즐길 줄 아는 이가 우리 주인공인 미즈나시 아카리입니다. 따뜻한 햇빛만으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아이입니다(물론 비가 오면 그것대로 즐거워합니다만^^a).

작품 내용은 독자인 어린이와 같이 순수하게 행복해할 줄 아는 이 아카리의 일상사입니다. 근처
동산에 소풍간다든지, 새해를 맞이한다든지, 마을 안을 탐험한다든지 하는 그야말로 일상사이지요. 그리고, 독자들은 작은 일에도 기뻐할 줄 아는 아카리를 보고 같이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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